안녕하세요?
서울하이안치과 광진점 원장 장근영입니다.
저는 이승준 원장님의 자연치아살리기 글에 이어
잇몸치료의 관점에서 같은 주제로 이어서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많이 흔들리는데... 이 치아 꼭 빼야되나요...?"
병원에서 주로 잇몸치료(치주과) 쪽을 담당하여 치료하는 저는
매일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여쭤보시는 환자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서 여기저기 다 가봤는데 빼야한다고 하는데,
잇몸치료하는 병원가면 살릴 수 있다고 해서 수소문해서 왔노라 사연을 말씀하시는데
이미 살릴 수 없는 상태의 치아임을 확인할 때면
사망진단을 내려야하는 내과의사처럼 무겁게 입을 열게 됩니다.
사실 저는 세상에 가져온 28개의 제 자연치아를 모두 가지고 있어,
치아상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느껴보지는 못했습니다.
성형수술을 안 받아본 성형외과 의사가 그 아픔을 직접알기 어렵듯,
매일 흔들리는 치아를 마주하고 결정해야하는 치과의사로서
환자분들께 말씀드릴 때면 왠지 조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비록 옛말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으면 된다"라는 말도 있지만
제가 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느낀 간접적인 경험에 의하면
'그 전에 열심히 잘 관리해서 이를 빼지 말았어야하는데...'하시며
잃어버린 자연치아를 너무나도 그리워하십니다.
상실한 구강조직 (치아+잇몸)을 대체해주는 보철물인 틀니 역시 제법 잘맞게 제작해드려도
'덕분에 씹어먹긴 하는데... 음식맛이 없어요'하실 때면
자연치아가 있을 때 잘 관리해드리고 또 최대한 오래쓰게 도와드리는 것이
환자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자 치과의사에게는 부여받은 최우선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치과의료기술의 선진국에 해당하는 북유럽쪽에는
정기적인 잇몸관리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잘 인지하고 있기에
다른나라에 비해 동일한 연령대를 비교해보면 치아상실률이 현저히 낮습니다.
(28개의 자연치아수임을 감안하면 50-65세가 26.3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이 지역 치과대학병원 치주과에서는
장기적인 치아유지관리에 대한 추적연구 결과를 많이 발표하고 있는데,
2008년 스웨덴에서는 자연치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한
"빼느냐 살리느냐 그것이문제로다"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논문 제목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여기에서는
왜 자연치아를 최대한 오래 가져가야하는지를
원색의 선그래프로 조금은 자극적이게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 왼쪽에 있는 30%, 50% 등의 숫자는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잇몸뼈가 얼마나 남아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치주염의 진행과정. 주변치조골이 조금 남게 될수록 치아는 흔들거리게 됩니다.)
수치가 30%면 1/3정도 남아있는 것이니, 아마도 구강 내에서 많이 흔들흔들하지만
언뜻 보면 발치하는게 당연해 보이는 치아이면서도 그래도 관리 잘하고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식사하면
몇 년 정도는 더 쓸 수 있는 치아의 상태일 것입니다.
이럴 때 이 치아를 살려야할지 빼야할지, 저희는 체어에 앉아계신 환자분과 함께
고민하고 상담하게 되는데 그에 대한 논문저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비록 임플란트가 비교적 빠른 기간내에 흔들리는 치아를 뼈에 붙은 "단단한 인공치아"로 바꿔주지만
이 역시 20년 정도 세월이 흐르면서 치주염으로 인해 조금씩 뼈를 잃게 되고
다시 임플란트를 해야할 일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 때에는 아마도 처음 임플란트 때보다 훨씬 어렵고 불리한 환경에서
즉 뼈가 이전보다 낮게 또는 얇게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젊었을 때보다 약해진 신체환경에서
다시 한번 임플란트수술을 해야할 것입니다.
20대에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 자연치아를 잃게된 분들은 100세까지 장수하는 시대에 어쩌면
같은 부위에 3번 아니면 4번 임플란트 수술을 받아야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애석하게도 우리가 반영구적일것이라 믿고 싶은 임플란트마저 치주염에 걸립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조금이라도 치아를 더 쓸 수 있다면, 잇몸수술이나 정기적 잇몸치료를 병행하면서
열심히 관리하여 자연치아를 더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뿌리가 3개인 윗어금니 치아의 경우 흔들리지만 3개중 뿌리 2개가 그럭저럭 쓸만하다면
염증이 심한 뿌리하나만 잘라내고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잘 관리하며 쓰는 것도 방법이 될것입니다.
 
이는 흔들리는 치아를 무조건 다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때로는 무조건 오래 버티는 것이 염증이 생긴 치아의 옆치아를 괴롭히면서
다른 치아까지 상실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적합한 상황일 때에 충분히 주치의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또 정기적인 치과내원을 통해 잇몸관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도움을 받는 경우에
조금 더 오래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가 제안한 것은 아까의 빨간색 골파괴 그래프를 우리가 노력해서 이렇게 바꿔보자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소실되는 치아주위 골(치조골)을 잘 보존하여
최대한 완만하게 치주염이 진행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빠르게 치주염이 진행되던 환자분이 구강위생을 잘 관리하고 잇몸치료를 잘 받음으로써
초록색 그래프처럼 치조골 파괴속도가 늦어진다면 당연히 그만큼 치아상실 시기를 늦출 수 있겠지요.
임플란트를 하게되더라도 비교적 고령의 시기에 1번 정도만 하게 될 것입니다.
치주염은 40대이상 성인에 있어서는 유병률이 거의 100%라 할만큼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세월의 흐름이 누적됨에 따라 누구나 조금씩 잇몸에 염증은 생기고 잇몸뼈는 내려가기 마련입니다.
이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우선 집에서 하는 자가관리-즉,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치간칫솔의
사용을 통해 평상시 구강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잇몸관리에 대해서는 여기에서는 생략합니다. 다른칼럼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해도 관리가 잘 안되는 부분은 정기적인 치과내원을 통한 잇몸관리를 통해
치주염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중간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80:20법칙처럼 치주염도 전체가 다 진행되기도 하지만, 어느 특정한 취약부위가 빨리 진행되기 마련이고
그 부분에 대해 좀더 신경써서 위생을 관리하고 치료를 받으면 치아상실이라는 슬픈 이벤트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과연 '어느정도의 간격으로 치과에 가서 잇몸관리를 받아야할지'
그것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는 고민일 것입니다.
이론적으로는 3개월 정도면 잇몸 속의 나쁜 세균들이 번식하여 유해작용을 할만큼 모인다고는 하지만,
안그래도 치과 가는 것이 즐거운 이벤트가 아닌데 3개월마다 치과에 잇몸치료 받으러 가는 것은
쉬운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가 정책상 지원되는 1년에 1회 받는 스케일링은 구강위생관리가 매우 훌륭한 성인을 제외하고는
치주염의 진행을 늦추는데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치주상태나 구강위생관리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4~6개월에 한번씩은 치과에 내원하여 이가 잘 안닦이는 구강위생관리상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그리고 염증이 생겼거나 진행되는 부위는 없는지 확인하면서 전문적인 잇몸관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학자가 계산한 것에 따르면 자연치아의 가치는 하나당 대략 3000만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대체품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저는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이 문구는 대학병원 치주과에 근무하던 시절에 만나뵈었던
이제는 고인이 되신 신영복님께서 써주신 글귀입니다.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께서도 내 자연치아를 소중히 아껴쓰기 위해
조금더 구강 위생관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시기를 글을 마치며 기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하이안 치과 네트워크 장근영 원장
| 
> 하이안 스토리 > 하이안 칼럼 
자연치아 살리기 2부 - 잇몸치료의 관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