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하이안치과 반포점 원장 정 신 형 입니다.

저는 진료실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간단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중년의 여성분이 병원에 처음으로 오셨는데 스케일링과 인레이 치료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세 번의 약속으로 끝나는 비교적 짧은 치료가 예정되었습니다.

두 번째 약속 날 작은 따님과 동행하셨습니다. 따님도 정성스럽게 치료해 드렸습니다. 

숨어 있는 충치가 발견되어 조금 놀라셨지만 치료는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에 이번엔 큰 따님이 같이 오셨네요. 동생의 충치 발견 소식에 걱정되어 검진 차 오셨답니다. 

다행히 별 이상이 없었습니다.

환자분과 오래 뵙고 교감을 나누다 보면 돈독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데 의사들은 이걸 ‘라뽀’라고 합니다. 

그 중년의 여성분께서는 이런 유대를 미처 쌓기도 전에 저의 무엇을 보고 흔쾌히 가족을 데려 오신 걸까요?

말 없이도 불현듯 생겨나는 신뢰감이 저를 굉장히 기쁘게 합니다. 

환자분과의 라뽀가 온몸으로 느껴질 땐 정말 소름 끼치게 좋습니다.

진료 하다가 가장 화나는 순간은 엉망으로 치료해 놓은 치아들을 보게 될 때입니다. 

물론 실수도 있습니다. 저도 실수하고 창피해하고 반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상식도 없이 치료한 듯한 경우도 많습니다. 화가 나죠.

환자분 앞에서는 욕을 하진 않습니다. 제 치료가 좀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어떨 땐 괜히 제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문제가 생겨 원망을 듣기도 합니다. 

억울해서 더 화가 납니다.

그래도 제 노력을 알아주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제 직업을 아주 좋아하고 적성에도 맞습니다. 많은 보람을 느끼지만 가끔 슬퍼요.

저희 상가는 건물 하나에만 치과가 일곱 개나 있답니다. 놀라운가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치과가 왜 이렇게 많아?`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요. 

비단 우리 건물뿐 아니라 치과계 전체가 극심한 경쟁에 내몰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어려움이 많고 치과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습니다.

쉬운 해결책은 없어 보이지만 소신을 갖고 정도(正道)를 걷는 작은 힘들이 변화를 이루겠죠.

늘 치아를 보면서 살지만 볼수록 놀랍습니다. 

치아는 조물주가 빚어 놓은 그 상태대로 이미 기능과 심미가 완벽하게 조화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일은 망가져버린 본래의 아름다움을 되찾도록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입니다. 아름다운 결과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기초를 탄탄히 하지 않으면 사상누각(沙上樓閣)이기 때문이죠. 

가끔 치료가 너무 오래 걸린다고 속상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잘 달래드리기도 하고 예쁘고 튼튼한 이를 빨리 완성하고 싶은 마음을 공감하지만 

때때로 제 스스로가 조바심이 나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환하게 웃으며 잘 먹어서 살이 좀 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미소를 보면 

그간의 번민과 갈등을 모두 잊게 됩니다. 

이 순간을 위해 내가 일을 하는구나 생각을 하면서 잔잔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서울 하이안치과 네트워크 반포점 정신형 원장